만약 당신이 살인사건의 목격자라면?
영화 '목격자'는 아무도 없는 새벽시간 아파트 단지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그 사건의 목격자인 주인공이 범인의 타깃이 되어 불안한 일상을 보내다가 결국 범인과 마주하며 숨 막히는 추격전을 벌이는 내용이다. 이 영화는 조규장 감독이 만든 작품으로 2018년도 8월에 개봉하였다. 출연자는 영화배우 이성민, 김상호, 진경, 곽시양 등이며, 살인사건을 목격한 목격자를 주인공으로 만든 스릴러 영화이다. 주인공 상훈(이성민)은 퇴근 후 술에 취한 상태로 집으로 돌아왔다. 모두가 잠든 새벽 너무나 조용했던 그 시간에 상훈은 어떤 여자의 비명소리를 듣게 된다. 베란다로 나가 밖을 살펴보다가 깜짝 놀라 몸을 숨기는 성훈은 공포에 휩싸인다. 그 이유는 아파트 단지 내에서 한 여성이 살인자에 의해 살해되는 장면을 그 순간에 그가 직접 목격했기 때문이다. 그는 몸을 숨긴 채로 휴대전화를 꺼내 경찰에 신고를 하려 하지만, 그 순간 범인은 상훈의 집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자신의 손가락을 까딱거리면 상훈의 아파트 층수를 센다. 와! 이 장면은 정말 소름 돋았다. 살인사건을 목격한 것도 충격인데, 범인이 내가 목격자인 것을 눈치채고 우리 집까지 알게 된 상황이라고 생각하니 너무 무서웠다. 이렇게 상훈은 범인의 타깃이 되었고, 상훈은 겁에 질려 신고도 못한 채 하루하루를 불안하게 살아간다. 아무리 겁을 먹었어도 바로 신고를 했어야하지 않나?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만약, 당신이 살인사건의 목격자라면, 보복이 두려워 주인공처럼 숨어만 있을 것인가? 아니면, 바로 경찰에 신고를 할 텐가?
시작은 좋았으나, 결말은 산사태처럼 무너져 버린 영화
이렇게 시작된 영화는 사건을 조사하던 경찰들이 아파트를 자주 방문하고 주변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주인공의 숨통을 조여 온다. 상훈은 살인사건을 목격하였지만, 그 사실을 범인이 눈치채고 있다는 걸 알았다. 자신의 집이 어디인지 범인이 알고 있다는 생각에 상훈은 경찰의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다. 상훈은 범인에 대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으면 자신과 자신의 가족은 안전할 것이라고 판단한다. 하지만 경찰을 믿지 못하고 범인을 신고하지 않는 것이 안전한 일은 절대 아니다. 아무리 살인자가 나의 집 주소까지 안다고 해도 그 살인마가 나를 찾아오기 전에 경찰이 범인을 잡는다면 그게 더 안전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이 영화를 보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나와 같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의 스토리는 이렇게 살인사건의 목격자가 신고를 하지 않고 불안 속에 일상생활을 이어가는 선택을 하면서 전개된다. 어느 날 상훈과 사건 당일 새벽 엘리베이터를 함께 탔던 여자가 상훈에게 찾아와 함께 경찰에 신고를 하자고 한다. 그녀도 상훈과 같이 그 살인사건을 목격한 목격자인 것이다. 하지만 상훈은 범인데 대한 두려움 때문에 그 제안을 거절한다. 그녀 또한 상훈과 같은 생각으로 신고를 하지 않은 것일까? 목격자가 두 사람이나 있는데 아무도 신고를 하지 않고 두 사람 모두 불안한 마음으로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녀가 돌아간 후 상훈은 그녀와 함께 경찰에 그날의 일을 증언하기로 결심하고 그녀를 찾아간다. 그런데, 상훈이 그녀의 집에 도착했을 때, 이미 범인이 그녀를 살해하고 시체를 처리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또다시 범인과 눈이 마주치게 된 상훈은 도망을 치면서 추격전이 시작된다. 범인은 결국 상훈의 가족까지 위협하고, 주인공 상훈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범인과 맞선다. 경찰도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일이 이지경이 되기 전, 상훈은 경찰에 신고를 하고, 그 사건에 대해 증언을 했으면, 그 살인자는 이미 경찰이 잡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주인공의 가족까지 위험해지고, 다른 목격자인 그 여자까지 죽음에 이르게 되었다. 아파트는 산사태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이라는 복선을 깔아 두고 결말에는 어이없게도 산사태가 일어나며 주인공이 목숨을 건지게 된다. 현실성이나 개연성이 부족한 부분이다. 영화의 시작은 긴장감과 스릴을 느끼기에 충분히 좋았으나 결말은 산사태처럼 산산이 무너져 버린 것이다.
방관자들의 현실적 집단 이기주의를 비판하다.
영화 '목격자'는 스릴러라는 영화의 장르를 잘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이 영화는 현실성과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평이 많았다. 현실에서 과연 이런 일이 있을법한가? 물론 살인사건 목격자라고 해서 꼭 신고를 해야 한다는 의무는 없다. 하지만 범인에게 사건 현장을 목격한 사실을 들켜버린 목격자가 안전해질 수 있는 방법은 경찰의 보호를 받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나와 반대되는 입장을 가진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나라면, 나는 신고하는 쪽을 택하겠다. 그리고 위험으로부터 가족을 보호할 것이다. 경찰을 믿을 수 없다는 사람들도 분명 있다. 경찰이 제대로 사건을 조사하지 않거나, 경찰이 범인을 꼭 체포할 것이라는 확신이 없어서 일 수도 있다. 그날의 살인사건을 목격한 사람은 주인공을 포함한 총 3명이 있었다. 하지만 그중 누구도 신고하지 않았다. 나는 추측하건대 그 사람들 외에 분명 더 많은 사람들이 그날 그 살인사건을 목격했을 거라 생각이 든다. 그 이유는 영화의 마지막에 주인공 상훈이 살인사건이 일어났던 아파트 단지 내 한복판에서 살려달라고 소리를 지른다. 그는 방관자들을 테스트해 보고 싶었던 것이다.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까 봐 모두 걱정하고, 사람이 죽었다는 사실보다 집값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렇게 현실적 집단 이기주의를 체험한 상훈은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창문조차 열어보지 않는 사람들을 확인하며, 씁쓸한 표정을 짓는다. 이전 어느 영화에서 이런 대사가 있었다. 때리는 사람보다 방관하는 자들이 더 큰 잘못이 있다는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나도 씁쓸한 감정이었다. 우리 사회가 다시 따뜻한 마음을 가득 채우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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